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늘 (14일) 부산 유세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은 사실상 어렵다고 인정하며, 지난 3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빈손 회동' 이후 69일 만에 처음으로 입장을 내놨다. 대신 해양수산부 이전과 HMM 본사 유치를 약속하며 '해양수도 부산' 구상을 내세웠고, 유엔기념공원 참배를 통해 '호국벨트' 행보를 강조하며 보수층 표심에도 손을 내밀었다.
산은 이전엔 선 긋고, 해수부는 확실하게
이 후보는 이날 부산 서면 유세 현장에서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좋은 일이지만, 세상일은 한쪽이 원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며 사실상 이전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도 3년간 말만 했을 뿐 못한 이유가 있다"며 "표를 얻기 위해 알면서도 안 될 약속을 하는 건 사기"라고 단언했다.
이 발언은 지난 3월 6일 박형준 시장과의 면담 당시 침묵으로 일관한 이후, 69일 만에 처음으로 산은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해수부는 반드시 부산으로…예외는 단 하나"
반면 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딱 한 부처만 예외를 두겠다. 해수부는 해양수도 부산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해양국가화를 이끌 핵심"이라며 "반드시 부산으로 이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왼쪽)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유세에서 산업은행 이전은 어렵지만, 해수부와 HMM 본사 부산 이전 약속을 지키겠다며, 새끼 손가락 걸기 포즈를 하고 있다. 전재수 의원이 손을 올리고 지지자들에게 화답하고 있다. 연합뉴스현장에서 공개된 '해양수도 부산' 정책 현수막에는 △해수부·관련 기관 단계적 이전 △해사법원 신설 △해운항만 거점화 △청년 해양인력 양성 등의 내용이 담겼다.
HMM 본사 부산 유치도 전격 약속
민간기업이자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의 본사를 부산으로 옮기겠다는 구상도 전격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제 북극항로가 열린다. 조선업은 이미 기반이 있으니, 해운의 중심은 부산이 돼야 한다"며 "HMM을 부산으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14일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열린 유세에서 부산 해양수도를 위한 공약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정부가 일정 지분을 가진 이상, 마음먹으면 불가능하지 않다"며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유세 현장에는 HMM 노조부위원장과 해운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정책 공약 퍼포먼스도 진행됐다.
유엔 참배로 '호국벨트' 행보 강조
이 후보는 유세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쯤 남구 UN기념공원을 찾아 6·25 전쟁 참전국 장병들의 묘역을 참배했다.
방명록에는 "자유와 평화를 위한 고귀한 희생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으며 안보 행보를 부각시켰다.
민주당은 이날 부산을 시작으로 통영, 거제까지 '국난극복 이순신 호국벨트' 유세를 이어간다고 밝혔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의 동남권 일정은 국난극복 의지와 지역 통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