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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원대 아빠찬스'…중흥건설 공짜보증, 과징금·고발 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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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중흥건설 180억원 과징금, 검찰 고발
2007년 12억원 짜리 아들회사 중흥토건에 부당 신용 보증
부당 지원 끝에 폭풍성장 아들회사가 그룹 핵심으로…부당승계에 이용
"무상 신용보강 제공 통해 2세 회사 성장…경영권 승계"
"'자금보충약정' 총수일가 사익편취, 부당지원행위로 제재한 최초 사례"

연합뉴스연합뉴스
중흥건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자녀 회사에 3조원이 넘는 연대 보증 등으로 신용 지원을 무상으로 해준 혐의로 18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고, 검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중흥건설이 총수 자녀의 중흥토건과 해당 회사의 개발사업에 무상으로 연대보증 등을 해준 부당지원, 사익편취 행위에 과징금 약 180억원을 부과하고 중흥건설을 검찰에 고발한다고 9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중흥건설 정창선 회장의 장남인 정원주 현 대우건설 회장의 중흥토건은 지난 2007년 당시 그 가치가 12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지역 건설회사였다. 중흥토건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거의 모든 거래를 그룹 기업 내 내부 거래로 성장하고 있었고, 자체 신용만으로는 대규모 주택건설사업 등 시행을 위한 대출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때 등장하는 것이 아버지의 회사 중흥건설이다. 중흥건설은 2015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년 간 중흥토건 및 6개 계열회사가 시행하고 중흥토건이 단독 시공하는 12개 주택건설 등 24건의 PF 또는 유동화 대출이 실행될 수 있도록 총 3조 2096억 원 규모의 무상 신용보강을 제공한다.

신용보강은 자산의 가치가 확실치 않거나 자산보유자의 신용도가 낮을 경우 보증보험, 초과담보 등의 방법으로 신용을 보강하는 절차다. 통상 시공사가 시행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으면, 해당 시공이익을 확보하는 대가로 신용보강을 제공하는 것이 업계 관행이지만, 중흥건설은 해당 사건 시공에 아무런 관여도 하지 않았음에도 시공사인 중흥토건에 대해 무상으로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그 결과 중흥토건 및 6개 계열회사들은 개발사업 성패와 직결되는 자금조달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어 경쟁사업자에 비해 상당히 유리한 경쟁조건을 확보했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부당 지원의 결과 중흥토건 및 6개 계열회사는 2.9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자금을 조달, 사업 추진을 할 수 있었고, 지난 2023년 말 기준 매출 6조 6780억 원, 이익 1조 731억 원을 달성한다. 중흥토건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2014년 82위에서 2024년 16위로 급상승했다.

게다가 중흥토건은 이를 통해 얻은 막대한 매출 및 이익을 바탕으로 2021년 대우건설 인수까지 하게 됐고, 40여 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린 집단 내 핵심회사가 된다. 2023년에는 지주회사 전환 등 기업집단 지배구조가 중흥토건 중심으로 개편되고, 정 대우건설 회장에게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다.

부당지원행위로 중흥토건이 벌어들인 이익도 지분가치 상승, 배당금 650억 원과 급여 51억 원 등의 형태로 최대, 단일주주인 정 대우건설회장에게 모두 들어가게 된다.

공정위는 "무상 신용보강 제공과 같은 지원행위를 통해 동일인 2세 회사를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경영권을 승계했다"며 "이 과정에서 중소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및 경쟁 가능성을 저해하는 등 공정한 거래질서를 훼손한 행위를 적발 및 제재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사건은 대규모 부동산 PF 개발시 이용되는 신용보강 수단인 '자금보충약정'을 총수일가 사익편취 및 부당지원행위로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며 "신용보강 행위가 형식·명칭을 불문하고 정상적인 거래관행에서 벗어나 특정 계열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경우 법위반에 해당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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