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 5차 발사를 앞둔 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기립된 누리호가 발사대에 고정돼 있다. 연합뉴스우주로 올라간 누리호는 위성 하나를 내보낸 뒤 몸체를 돌린다. 35~40초 간격으로 방향을 바꿔가며 위성 5기를 분리하는 동안 반 바퀴 회전한다. 5번째 발사에 도전하는 누리호는 왜 우주에서 이처럼 '180도 회전'을 해야 할까.
위성 5기 분리하는 '180도 회전'
7일 우주항공청에 따르면 누리호는 현재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수직으로 고정돼 있다. 연료 등 추진제를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을 포함한 설치 작업은 전날 저녁 8시 5분쯤 마무리됐다.
누리호 최종 발사 시각은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참여하는 발사관리위원회에서 기술적 준비 상태와 기상·우주환경 등을 검토해 결정한다. 예정된 발사 시간대는 이날 낮 12시 23분부터 오후 1시 23분 사이다.
이번에 발사할 누리호 5호기에는 주탑재위성인 초소형군집위성 2~6호 5기와 큐브위성 10기 등 총 15기가 실렸다. 이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건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차례로 내보내는 과정이다.
초소형군집위성은 이륙 약 13분 30초 뒤부터 35~40초 간격으로 한 기씩 분리된다. 첫 위성부터 마지막 위성까지 분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분 30초다.
방향 제어는 누리호의 맨 위쪽 몸체인 3단에서 이뤄진다. 첫 위성을 비행 진행 방향으로 내보낸 뒤 몸체를 차례로 돌려 나머지 위성들을 분리한다. 마지막 위성을 내보낼 때는 진행 방향의 반대쪽을 바라본다. 위성 5기를 분리하는 동안 총 180도, 반 바퀴를 도는 셈이다.
이런 움직임은 가스를 분사하는 자세제어용 추력기가 만들어낸다. 궤도를 따라 이동하면서 몸체가 향하는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우주청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발사체 관점에선 위성 간 충돌 회피를, 위성 관점에선 군집 배치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특별한 기동"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차 발사에서는 주탑재위성 1기를 투입했지만, 이번에는 5기를 계획된 순서와 방향으로 분리해야 한다. 목표 궤도에 도달한 뒤에도 위성을 내보낼 때마다 몸체의 방향을 정확히 조절해야 하는 만큼, 정밀한 자세 제어 기술과 운용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된다.
이 기술과 경험은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차세대 발사체에서 상단 엔진을 다시 점화하는 기술까지 구현되면, 한 번의 발사로 서로 다른 궤도에 위성들을 나눠 투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작 넘어 발사 통제…민간 영역 확장
6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5차 발사를 위한 발사대 기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이번 발사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발사체를 운용하는 민간의 역할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 18명은 항우연의 관리·감독 아래 발사통제센터 콘솔 일부를 직접 운용한다.
지난 4차 발사에서 항우연이 맡았던 조작 업무에 민간 인력이 참여하는 것. 기업 입장에서는 제작과 조립에 이어 실제 발사 과정의 점검과 운용 경험까지 쌓는 기회가 된다. 한화 내부에서는 직접 운용을 맡는 데 따른 부담감도 적지 않게 읽힌다.
이와 관련,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 운영자인 강성주 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발사체 기술은 설계도나 제작 방법만 넘겨받는다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발사를 반복하면서 점검과 판단, 이상 상황 대응, 비행 데이터 분석 같은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발사 사업으로 수익을 내려면 경제성도 확보해야 한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진정근 교수는 기존 발사체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기술 이전을 통한 민간 업체의 체계 종합과 발사 통제 관련 경험 축적은 향후 차세대 발사체 개발 이후 민간 발사 서비스 구현에 중요한 징검다리"라고 평가했다.
발사 뒤에도 2~3개월…군집 완성은 아직
이번에 실리는 초소형군집위성은 여러 위성이 같은 지역을 짧은 간격으로 다시 관측하는 데 목적이 있다. 산불이나 홍수, 해양 감시 등에서 상황이 시간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기 위한 체계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안형준 우주공공팀장은 이번 발사에 대해 "하나의 군집 시스템을 구성하는 '임무형 우주수송'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같은 임무를 수행하는 위성 5기를 계획된 순서와 방향으로 투입해 국가 안보와 재난 대응에 필요한 우주 자산을 직접 궤도에 올린다는 의미다.
다만 위성을 안전하게 분리했다고 곧바로 군집 관측을 시작하는 것은 아니다. 분리된 위성 5기가 궤도를 조정해 같은 궤도면에서 72도씩 간격을 두고 자리 잡기까지는 약 2~3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번 누리호의 발사 성공 여부는 주탑재위성 5기를 목표 궤도에 투입해 정상적으로 분리했는지를 중심으로 판단한다. 위성이 지상과 교신하고 기능 점검을 거쳐 실제 관측 임무를 수행하는지는 이후 따로 확인해야 한다.
우주청은 내년 누리호 6차 발사에서 초소형군집위성 5기를 추가로 올려 총 10기를 두 개의 궤도면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전체 군집을 갖춘 뒤에는 한반도를 하루 3회 이상 촬영하고, 같은 지점을 24시간 이내에 다시 관측하는 게 목표다.
영문기사 보기 (View English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