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기 위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제21대 대통령으로 취임한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지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대통령이 되는 영광을 차지했다. 지금껏 경기도는 '대권 무덤'으로 꼽혔고 이 대통령 역시 두 번을 낙마했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이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권자가 몰려 있는 경기도에서 대승하면서 경기지사 출신으로서의 역량을 보여줬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21대 대선에서 1728만 7513표(49.42%)를 받아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1439만 5639표·41.15%)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이 중 경기도에서 482만 1148표(52.20%)를 받으며 350만 4620표(37.95%)에 그친 김 후보를 131만표 차이로 크게 따돌렸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유권자(1171만 5343명)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이번에 929만 7448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이 중 절반이 넘는 표심이 이 대표에게 향한 것이다.
지역별로도 이 대통령은 경기도내 31개 시군 중 26곳에서 김 후보에 앞섰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에게 밀린 지역은 연천, 가평, 양평, 여주, 과천이다.
이 대통령은 삼세번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전에 치른 두 차례 대선에서는 쓴맛을 봤다. 성남시장 부임 중에 처음으로 출마했던 2017년 대선에선 민주당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밀렸다.
그는 이듬해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 유능한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며 지지세를 끌어 모았다. 경기도내 계곡에 있는 불법 시설물을 단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통령은 도내 계곡과 하천에서 1400여개 불법시설을 적발하고 정비사업을 통해 탈바꿈했다. 상인들과의 갈등도 있었지만 물리력이 아닌 대화로 풀어내며 지금의 청정 계곡을 만들어냈다.
코로나19 당시에는 신천지를 통해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자, 이만희 교주를 재검사 하기 위해 직접 가평군까지 달려가기도 했다. 이 모습이 전국에 생중계 되며 발빠른 추진력을 또다시 인정받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하는 데 성공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0.73%포인트 차로 밀려나며 다시 재정비에 들어갔다.
이후 친명과 비명을 아우르며 원팀 체제를 구축한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내란사태 이후 내란종식에 앞장섰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세 번째 대선에 출마한 그는 경기지사 출신으로는 최초로 대통령이 됐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이날 오전 1시쯤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서서 "첫번째 사명은 내란을 확실하게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 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가 없게 하는 일"이라며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민주공화정 공동체 안에서 국민이 주권자로서 존중받고, 증오나 혐오가 아니라 인정하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