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희. 연합뉴스"다음 주에 제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네요."
세계랭킹 1426위가 쓰던 드라마는 딱 1타 차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이일희는 활짝 웃었다. 사실상의 은퇴나 다름 없던 시기를 이겨내고 다시 우승 경쟁을 펼쳤기 때문이다. 무려 9년 가까운 시간 만에 거둔 톱10의 성적이었다.
이일희는 9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갤러웨이의 시뷰 베이 코스(파71)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숍라이트 클래식 마지막 3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최종 14언더파.
하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최종 15언더파를 기록한 제니퍼 컵초(미국)에 밀렸다.
이일희는 2017년을 끝으로 LPGA 투어 시드를 잃었다. 어깨 부상 등이 겹치며 사실상 필드를 떠났다. 골프가 아닌 다른 일도 해봤고, 최근 LPGA 투어 클래스A 자격을 얻어 교습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LPGA 투어에는 지난 2013년 퓨어실크-바하마 클래식 우승 덕분에 1년에 1~2차례 출전해왔다.
1라운드 8언더파, 2라운드 3언더파. 중간합계 11언더파로 선두를 달렸지만,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을 허용했다. 기적 같은 우승은 없었지만, 2016년 9월 레인우드 클래식 공동 9위 이후 약 9년 만에 톱10 진입이라는 성적을 냈다.
이일희는 "파이낸셜 포럼에서 100일 정도 일하다가 퇴사했다"면서 "그러다가 '아, 나는 골프를 잘 치지'라는 생각을 했고, 골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후 조금씩 골프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골프도 치고, 어깨와 허리, 발목 치료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LA에 나를 기다리는 제자가 몇 명 있다. 다음 주에 제자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우승은 컵초에게 돌아갔다. 컵초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5타를 줄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셰브론 챔피언십 포함 3승을 거둔 뒤 첫 우승이다. 통산 4승째.
김세영이 최종 12언더파 3위에 올랐고, 임진희가 10언더파 공동 5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