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하는 대표팀. 연합뉴스홍명보호가 운명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나선다. 오랜 세월 한국 축구를 괴롭힌 '아프리카 징크스'를 깨고 자력으로 월드컵 32강행 티켓을 거머쥐는 것이 목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현재 한국은 1승 1패를 기록 중이다. 개최국 멕시코가 2승으로 일찌감치 조 1위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으면서, 한국은 조 2위 자리를 두고 마지막 사투를 벌이게 됐다.
경우의 수는 한국에 유리하다. 남아공과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에 오른다. 패하더라도 조 3위 와일드카드를 노릴 수 있는 고지다. 그러나 방심은 파멸을 부른다. 같은 시각 체코가 멕시코를 꺾고 한국이 남아공에 패하면 조 4위 꼴찌로 추락해 탈락할 수 있다. 무승부를 노리는 안일한 경기 운영 대신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이유다.
남아공은 FIFA 랭킹 61위로 A조 최약체다. 23위인 한국보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진다. 그럼에도 팬들의 불안감이 큰 이유는 한국 축구의 지독한 아프리카 잔혹사 때문이다. 역대 월드컵에서 한국은 아프리카 팀을 만나 1승 1무 2패로 열세에 놓였다. 2006년 토고전 2-1 승리 이후 20년 동안 승리가 없다. 알제리전 참패(2-4), 가나전 패배(2-3) 등 4경기 모두 선제골을 내주며 무실점 경기를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아프리카 특유의 탄탄한 체격과 변칙적인 스피드에 번번이 무너졌다.
홍명보 감독 개인에게도 아프리카는 악몽이다. 홍 감독은 대표팀 1기 시절 알제리전 패배를 포함해 아프리카 팀 상대 1승 3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가나를 1-0으로 꺾으며 2기 통산 첫 승을 신고했으나, 지난 3월 코트디부아르에 0-4로 대패하며 여전한 숙제를 남겼다.
몬테레이 도착한 남아공 론웬 윌리엄스. 연합뉴스
이번 경기 공략 키워드는 '초반 기습'이다. 남아공 수비진은 경기 시작 직후 집중력이 흔들리는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다. 이번 대회 1차전 멕시코전(전반 9분)과 2차전 체코전(전반 6분) 모두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헌납했다. 올해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도 4경기 연속 전반 실점을 기록했다. 홍명보호가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쳐 선제골을 뽑아낸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경계 대상이자 힌트는 남아공 국내파 선수들이다. 남아공의 주축 수비진인 오브리 모디바, 쿨리소 무다우와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는 모두 마멜로디 선다운스 소속이다. 지난해 6월 FIFA 클럽 월드컵에서 울산 HD가 이들에게 0-1로 패하며 탈락한 아픈 기억이 있다. 당시 무다우와 윌리엄스의 견고한 수비에 막혔던 경험을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다행히 남아공의 핵심 미드필더 테보호 모코에나와 템바 즈와네가 각각 경고 누적과 퇴장 징계로 결장하는 점은 한국에 큰 호재다.
홍 감독은 최정예 라인업으로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유일한 고민은 캡틴 손흥민의 활용법이다. 손흥민은 1, 2차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해 헌신적인 연계 플레이로 공간을 만들었으나 아직 마수걸이 골이 없다. 홍 감독이 손흥민의 선발 출전 여부와 최적의 포지션을 두고 내릴 마지막 선택에 한국의 월드컵 운명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