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주식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현지시간)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한 이후 10% 안팎의 큰 변동성을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에 대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P500을 추종하는 ETF인 VOO는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공식 발표한 영향을 받은 2일을 포함한 일주일 동안 8.9% 하락했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90일 동안 관세 부과 유예한 9일 하루에만 9.3% 오르며 VOO는 해당 일주일 동안 5.4% 상승했다. 당시 고점과 저점의 변동폭은 12.7%로 코로나19 팬데믹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변동성을 기록했다.
코스피도 지난주 등락폭 8%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영향으로 급락한 지난해 8월 5~9일(13%) 이후 가장 크게 요동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윤재홍 연구원은 "상호관세 발표 이후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가 지속하고 있다"면서 "상호관세 유예가 일시적으로 안도감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개인투자자는 레버리지 ETF 투자에 집중했다.
3일부터 14일까지 개인의 ETF 순매수 순위 1위는 'KODEX 레버리지'로 4766억원 규모다. 코스피200 지수의 하루 변동률을 2배 추종하는 ETF다. 전체 종목 순매수 기준으로도 SK하이닉스(1조 6574억원)와 삼성전자(1조 4804억원)에 이은 세 번째다.
또 개인은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도 92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150 지수를 기초로 하루 변동률을 2배 연동하는 것이 목표인 상품이다. ETF 순매수 6위이자 전체 종목 순매수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이 같은 레버리지 상품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 기간 전체의 수익률이 아니라 하루 변동률을 추종하기 때문에 최종 수익률이 예상과 크게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이 집계한 수익률을 보면 변동성이 높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SOXX는 지난 5년 동안 145% 상승한 반면, 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OXL은 41% 오르는 데 그쳤다.
또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가 같은 기간 131% 상승할 때 이를 3배 추종하는 TQQQ는 258% 올랐다. 나스닥100이 미국 반도체 지수보다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TQQQ는 QQQ 수익률의 3배에 미치지 못했다.
한화투자증권 권병재 연구원은 "QQQ 수익률 3배와 TQQQ 수익률의 차이를 '복리 효과'라고 부르는데, 벤치마크의 누적 수익률이 0에 가까워질수록 또 변동성이 커질수록 복리 효과는 음의 값을 보인다"며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레버리지 ETF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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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는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커버드콜 ETF'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을 매수하는 동시에 콜옵션을 매도해 얻는 프리미엄으로 분배금을 지급한다. 콜옵션 매도로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 수익률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지만, 상당한 수준의 분배금을 챙길 수 있다.
현재 상장된 39개 커버드콜 ETF 가운데 18개 상품은 최근 12개월 분배율 10%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상장된 지 12개월이 지나 분배율 추적이 가능한 상품만 추적한 결과다.
미국의 관세부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한 기간 개인의 ETF 순매수 8위는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612억원)이 차지했다.
이어 12위 TIGER미국배당다우존스타겟커버드콜2호(322억원)와 20위 TIGER 미국나스닥100타겟데일리커버드콜(232억원), 21위 TIGER 미국배당커버드콜액티브(225억원) 등도 인기를 끌었다.
대신증권 박현정 연구원은 "증시의 방향성을 가늠하기 어려운 현재와 같은 국면에서는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한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 "은퇴자처럼 같이 매월 꾸준한 현금흐름이 중요한 투자자에게도 커버드콜 ETF가 좋은 대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