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규 기자정우택 전 국회의원의 '돈 봉투 수수' 고발 사주 의혹을 받는 윤갑근 변호사가 봉투를 주고받는 CCTV 영상을 이미 갖고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5일 청주지방법원 형사22부(한상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윤 전 변호사와 이필용 전 음성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정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건넨 카페업자 A씨가 출석해 증언했다.
검찰 증인신문에서 A씨는 "2022년 윤 변호사에게 CCTV 영상과 자필 메모를 전달했다"며 "다른 사람에게는 주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CCTV 영상에는 A씨가 정 전 의원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모습이 담겼다.
검찰은 변호사비를 대신 내주기로 약속한 과정에 대해서도 집중 추궁했다.
윤 변호사에게 변호사비 대납을 요청했냐는 검찰 질문에 A씨는 "이필용 전 군수가 당시 변호사비를 대신 내달라는 말을 윤 변호사에게 했다고 했다"며 "하지만 실제 전달하지 않았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직접 변호사비 대납을 요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윤 변호사) 자신이 유포하지 않았다고 하니, 이를 믿고 안 믿고를 떠나 변호사비를 직접 달라고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범규 기자A씨는 정 전 의원 측의 부탁으로 허위 진술을 하게 된 경위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A씨는 돈 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진 뒤 정 전 의원의 보좌관 B씨를 만난 사실에 대해 "B씨가 돈 봉투를 돌려받았다고 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B씨의 요청대로 허위 진술을 하다 경찰 조사에서 돈 봉투를 돌려받지 않았다고 입장을 번복한 이유에 대해서는 "계속 거짓말을 하면서 조사를 받을 수 없어서였다"고 답했다.
윤 변호사와 이 전 군수는 A씨에게 정 전 의원의 돈 봉투 수수 의혹을 폭로하라고 사주하고 변호사 비용을 약속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변호사 측은 "변호사비 대납을 약속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 전 군수 측도 "하소연하는 A씨에게 맞장구치는 의례적이고 사교적인 인사치레였다"고 반박하며 혐의를 부정하고 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13일 열린다.
정 전 의원은 지난 2022년 3~10월 A씨로부터 '상수원보호구역 내에 있는 카페를 영업할 수 있도록 공무원들에게 방법을 알아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7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