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단연합 제공스웨덴 출신 기후변화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비롯한 국제 활동가 12명이 탑승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구호품을 운반하던 배가 이스라엘군에 막혔다.
이스라엘 외무부와 국제 비정부기구(NGO) 자유선단연합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전 2시 50분쯤 이스라엘 해군이 가자지구 부근 해역에서 자유선단연합 범선 매들린호에 경고를 보낸 뒤 정박을 요구했다. 앞서 툰베리는 지난 1일 가자지구에 구호품을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히면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에서 매들린호를 타고 출항했다.
이번 항해를 주도한 자유선단연합은 "매들린호가 공해상에서 공격받았다"며 배가 드론에 포위되고 각종 통신이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가 공개한 사진에는 툰베리 등이 손을 들고 이스라엘 군에 투항하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자유선단연합은 이스라엘군이 배에 타고 있던 활동가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무부는 "쇼는 끝났다"며 매들린호는 이미 차단됐고 탑승자들은 안전하게 이스라엘 해안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셀카 요트'에 타고 있던 유명인들은 각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 1일 기후변화 활동가 그레타 툰베리(사진 가운데)가 '자유선단연합' 소속 매들린호에 타서 배에 걸린 팔레스타인 국기 옆에 서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외무부는 "가자지구 연안 수역은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봉쇄됐다"며 "가자지구에 구호물자를 전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인스타그램용 셀카를 찍는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또한 이들은 매들린호가 운반했다는 구호품 양이 트럭 1대분에도 못 미친다며 이를 기존 경로로 가자지구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가 공개한 사진과 동영상에는 툰베리 등 활동가들이 이스라엘군에서 빵과 물을 전달받는 모습이 담겼다.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툰베리와 활동가들이 도착한 아슈도드 항에서, 이들에게 하마스의 2023년 10월 7일 기습 공격 당시 촬영된 영상을 시청하게 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영상은 하마스 대원들의 바디캠으로 촬영된 것으로, 살해 및 신체 훼손 장면이 포함된 43분 분량이라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카츠 장관은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에 "반유대주의자 그레타와 하마스 지지자인 그녀의 동료들이 이스라엘이 누구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