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연합뉴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퇴임하면서 "대규모 경제 사건과 금융 혼란, 복합적인 난관은 금융감독원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였다"고 회고했다. 이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임기 첫해인 2022년부터 세계적인 금리 인상이 시작된 점을 짚었다.
그는 △2022년 9월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 사태 △2022년 11월 흥국생명 콜옵션 미행사 △2023년 초반 부동산 PF 부실화와 대규모 전세 사기 △2023년 12월 태영건설 워크아웃 △2024년 7월 위메프·티몬 사태 △2025년 3월 홈플러스 회생신청과 MBK 논란 등을 거론하면서 "대규모 경제 사건과 그에 따른 금융 혼란이 계속됐다. 2023년 말 이후에는 경기 둔화가 심화했지만 원화 약세와 고물가로 당국의 완화적 경제정책을 기대하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복합적인 난관은 금융감독원 입장에서 본연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며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된 역설적인 측면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역대 금감원장 중 임기 3년을 모두 채운 네 번째 금감원장이다. 임기 동안 굵직한 금융 현안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부동산 PF 등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진행했다는 대내외 평가를 받았다. 한편으로는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잦은 말바꾸기로 실수요자 피해와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원장은 "다양한 경제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관계기관과 협력해 금융시장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고 당국의 신뢰감 있는 메시지를 신속히 전달해 시장 혼란을 최소화했다"면서 "우리 경제 뇌관으로 지목된 부동산 PF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금융사의 책임경영 체계 확립과 금융산업 신뢰 제고에 힘썼다"고 자평했다.
3년 동안 100차례 넘게 기자들 앞에 서며 금융과 경제 현안에 대해 말을 아끼지 않던 이 원장은 떠나면서도 금감원 임·직원에게 언론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이 심리라면 금융감독은 메시지"라면서 "우리의 메시지는 결국 언론을 통해 시장에 전달된다. 언론 비판에 대해 수용성을 높이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에 유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