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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재생원료 10% 혼합' 생수 공장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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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삼다수 생산공장을 가다

페트병 재생원료 혼합 의무 내년 10%→5년 뒤 30%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패키징 혁신 지속
경량화→재생원료 혼합·무라벨→멀게는 '대체용기' 구상도

내년부터 연간 5천 톤 이상의 식음료 페트병 제품을 생산하는 최종생산자에 페트병 제조 시 재생원료 10% 사용 의무가 부과된다. 이 비중은 2030년 30%로 늘어난다. 사진은 제주삼다수 제조 공정 모습.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 내년부터 연간 5천 톤 이상의 식음료 페트병 제품을 생산하는 최종생산자에 페트병 제조 시 재생원료 10% 사용 의무가 부과된다. 이 비중은 2030년 30%로 늘어난다. 사진은 제주삼다수 제조 공정 모습.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 
커다란 생수병 모양으로 생긴 삼다수 공장 L5 생산라인 입구로 들어서면 유리창 너머로 2.5리터(ℓ) 들이 생수를 만드는 커다란 기계 설비가 모여 있다. 취수 설비에서 제병 설비로 이어지는 공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제주삼다수 스마트팩토리를 지난 4일 찾았다.

이날 공장 견학에 있어 가장 눈을 사로잡은 설비는 단연 제병 공정이다. 내년부터 재생원료 혼합 비율 10% 의무를 앞두고 있어서다. 다행히 재생원료를 혼합하더라도 기존 제병 설비를 교체할 필요는 없다. 플라스틱 오염 저감 효과와 견줄 만큼 유의미한 비용 상승이 없단 의미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문수형 R&D혁신본부장(공학박사)은 "과거에는 100% 석유화학 원료를 투입하던 장비에 이제 재생원료 10%를 섞기 위한 '혼합장치'와 분진 제거를 위한 '건조 장치'만 추가하면 기존 제병시설을 원료만 바꿔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30년까지 재생원료 의무 혼합 비율 30%가 시행돼도 준비에 큰 걱정이 없는 이유다. 제주삼다수는 연내 혼합설비(재생페트칩와 일반페트칩)를 구축해 내년부터 재생원료 10% 페트병으로 제조한 먹는샘물을 양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먹는샘물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는 제주삼다수 공장의 페트병 생산량은 연간 5억 병.  재생원료 혼합 사용으로 내년부터 연간 890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공사는 기대하고 있다.

패키징 혁신도 계속된다. 생수병 경량화, 재생원료 혼합 사용, 무(無)라벨에 이어 장기적으로는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대체용기 개발도 모색 중이라고 문 본부장은 전했다.

재생원료 페트병 제조 공정의 핵심은 사진 맨 왼쪽에 보이는 페트병 원료 PET칩과 재생원료로 만든 칩을 일정 비율 혼합하는 것으로, 당장 내년부터 10% 혼합을 의무화한 뒤 2030년 비율을 30%까지 올린다. 사진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L5 생산 라인. 제주=최서윤 기자 재생원료 페트병 제조 공정의 핵심은 사진 맨 왼쪽에 보이는 페트병 원료 PET칩과 재생원료로 만든 칩을 일정 비율 혼합하는 것으로, 당장 내년부터 10% 혼합을 의무화한 뒤 2030년 비율을 30%까지 올린다. 사진은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L5 생산 라인. 제주=최서윤 기자
제주삼다수 먹는샘물 생산라인에서 김준영 상품개발팀 대리가 재생페트칩이 사출성형기에 투입돼 프리폼이 생산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추후 프리폼으로 페트 공병을 제조, 물을 채워 최종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제주삼다수 먹는샘물 생산라인에서 김준영 상품개발팀 대리가 재생페트칩이 사출성형기에 투입돼 프리폼이 생산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추후 프리폼으로 페트 공병을 제조, 물을 채워 최종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제공

국내 먹는샘물 시장 점유 약 40%…온실가스 年890t 감축 기대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 2만 4천 평 규모의 삼다수 공장에는 4개의 생산 라인에서 연간 100만 톤의 생수를 제조하고 있다. 제주삼다수의 취수원은 3곳으로, 연간 165만 6천 톤의 지하수를 뽑아 올려 생수를 제조한다.

제주삼다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1995년 설립된 뒤 3년 만에 출시한 생수 브랜드다. 공사는 지난 2021년 10월엔 '국가공인 먹는물 수질검사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공사는 생산-판매·회수-재활용 3단계에 걸쳐 제주삼다수 친환경화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2021년 시작한 1단계에서는 '생산' 과정에서 330ml와 500ml 제품 플라스틱 원료 사용량을 줄인 '경량화'로 저탄소 인증을 취득(330ml)하고, '무(無)라벨' 제품을 개발·출시했다.

이어 2022~2024년엔 2단계 사업으로, 2l 제품까지 전체 생산라인 용기 경량화를 추진하고 500ml 제품에 대해서도 저탄소 인증을 취득했다. 이밖에 무라벨 제품 생산을 확대한 뒤 재생원료 사용 제품 개발에 나선 것이다.

무라벨 생수는 현재 캡(병마개) 상부에 QR코드를 인쇄해 제품정보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공장에 인쇄설비를 도입하고 제품에 실제 적용해 생산하는 게 관건이다.

재생원료 사업을 위해선 사용한 생수병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업사이클'도 필요하다. 현재로선 국내 재생원료 사용의무를 충족하려면 국내에서 생산된 국내 포스트 컨슈머 리사이클, 즉 우리나라 소비자가 버린 걸 가져다가 원료를 추출해 재생한 것만 인정하고 있다.

이에 공사는 도내 10개 거점에 자동수거보상기 15대를 배치하고 페트병 1개당 8포인트 보상(kg당 약 500원) 제도를 마련하는 등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업사이클 기반을 닦아 왔다고 전했다. 그 결과 현재 제주의 페트 수거율은 50%가 조금 넘는다. 이렇게 도내에서 수거한 페트병은 재생원료 생산 업체로 보내진 뒤 재생페트가 돼 다시 판매된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내부. 제주=최서윤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내부. 제주=최서윤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입구. 제주=최서윤 기자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가 운영하는 제주삼다수 생산 공장 입구. 제주=최서윤 기자

페트제품 최종생산자에 재생원료 사용의무 부여…"품목 확대"


올해 3월 자원재활용법에 플라스틱 재생원료 사용의무 규정이 별도 신설되면서, 제품·용기 제조자에게 재생원료 사용의무가 부여됐다. 관련 시행령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연간 5천 톤 이상의 먹는샘물과 음료류 페트병을 이용한 최종 제품 생산자가 대상이 된다. 사용의무 비율은 내년 10%로 시작해 2030년 30%로 늘어난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생원료 사용 의무 제도는 앞으로 플라스틱을 저감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제도 중 하나가 될 걸로 생각하고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현재 전체 식음료 페트 생산량은 연간 20만 톤 정도로, 이 중 2만 톤이 재생원료로 대체되는 셈이다. 삼다수의 경우 내년 재생원료 소비량이 3천 톤 정도 될 걸로 예상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우선 식음료 페트부터 시작하지만, 페트 이외에도 PE, PT, ADS 등 다른 재질과 품목으로 점차 확대해서 플라스틱을 출시하는 제조업자들이 앞으론 재생원료를 쓰게 돼 재생원료를 필요로 하게 되면 원료 재생업 수요가 커져 순환경제 모델이 생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삼다수를 제조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도 고민하고 있듯, 장기적인 과제는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대체용기 개발이다. 종이팩이나 유리병 등이 대안이 되고 있다.

환경부 역시 현재 음용률 34%에 달하는 먹는샘물 시장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30년 만에 등록·관리제 손질해 인증제 도입에 나섰지만, 궁극적 목표는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 공급이다.

지난 5일 세계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 제주를 찾은 잉거 안데르센 UNEP(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은 "케냐에 살고 있어 수돗물을 마실 수 없어 필터를 설치해 물을 마시는데, 한국은 아주 많은 예산을 투자해 수돗물만 틀어도 깨끗한 물이 나오는 환경을 가진 걸로 안다"며 "그런 한국에서 왜 플라스틱 생수를 구매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7년에 이어 28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된 올해 세계 환경의 날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BeatPlasticPollution)'이다. 관련 부대행사는 다음 주 서울 강남 코엑스 등에서도 이어진다.

잉거 안데르센 UNEP(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제주ICC(국제컨벤션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서귀포=최서윤 기자 잉거 안데르센 UNEP(유엔환경계획) 사무총장이 5일 오전 제주ICC(국제컨벤션센터)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서귀포=최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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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1

새로고침
  • KAKAO그것은알고쉽다2025-05-28 10:35:33신고

    추천1비추천1

    박기자는 "이준석 후보가 자신의 아들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혐오성 발언.." 이러고 했는 데, 일부 보수들이 유포한 것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사실은 이재명의 형이 자기를 낳은 어머니를 원망하며 한 얘기이다. 정정보도를 하라!!

  • NAVER새타작기2025-05-28 05:55:23신고

    추천4비추천2

    전형적 양비론이다.
    사악하고 비열하고 후진 젓가락발언은 대응하기에 너무 수준의 저급함이 충격적이
    라 그냥 개무시해야 맞다.

  • KAKAO중요2025-05-28 02:29:27신고

    추천9비추천2

    김현정이 이준석 맘이라더니 노컷의 이준석 사랑은 여전함. 이준석의 발언을 이재명의 대답과 양비론으로 다루면 그게 공평한 것으로 보인다 이거지? 준석이의 그딴 질문에 그럼 어떤 답을 해야하는 거지? 조선처럼 대놓고 이재명 까는 것보다 노컷의 이런 교묘한 장난질이 더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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