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연합뉴스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7일 대통령 탄핵으로 2개월 내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예정인 가운데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대규모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를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과학기술, 정보통신 분야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유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5년도 핵심과제 3월 실적 및 4월 계획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사실을 언급하며 "2개월 안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므로 제 임기도 2개월 남짓 남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그러면서도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보통신 분야의 발전은 멈출 수 없고, 차질이 생겨서도 안 되므로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특히, AI 인프라 확충과 관련해 "이 문제에 관해 가장 애타는 사람이 제가 아닐까 싶다"며 "올해 (추경 편성 없이는) GPU가 들어올 공산이 거의 없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유 장관은 "GPU가 못 들어와 우리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 기업들이 AI 시대, 특히 AX(AI 전환) 부문에 많은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하지 못하면 (선도국보다) 4년 이상 더 뒤처져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야도 이 문제에 관해선 정쟁을 말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 조속한 시일 내 여야정 협의를 통해 1차 추경이라도 빨리 추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정치적 상황으로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범부처 기술사업화 비전'과 관련해서도 "남은 기간에 다 이루긴 어려워도 이룰 수 있는 만큼 이루고, 다음 정부가 그걸 이어갈 기반을 꼭 만들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구개발 성과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국가 기술사업화 플랫폼을 혁신하고, 정부 부처가 '원팀'으로 이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장관 개인'의 생각임을 강조하며 'AI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과기부 조직 개편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유 장관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 어떤 거버넌스가 들어오냐에 따라, 대선 후보자들께서도 복안을 분명히 제시하실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제 입장에선 'AI부'만 따로 만든다는 건 썩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과기부가 AI, 바이오, 양자 3대 게임체인저를 이끌어나가는 주무 부처이기 때문에 지금의 조직으론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조직을 좀 더 확대 개편하고, 다음 정부에선 부총리급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7일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025년도 핵심과제 3월 실적 및 4월 계획 브리핑'에서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미국의 상호관세와 관련해선 "미국 내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고, 산수 수준의 계산법으로 결정돼 지금 조정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맞대응 차원으로 접근하는 의견도 강하게 있는 걸로 알지만, 전체적인 관점, 국익에 어떤 게 도움이 되냐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신중하게 접근했다.
오는 15일 발효가 예정된 미국 에너지부의 '민감국가' 지정과 관련해선 "미국 측에선 실질적인 연구개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발효 이전 해제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관련 책임자들에게 우리가 지금까지 어떤 노력을 했고, 조속한 시일 내 해제돼야 한단 의사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는 11일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ICT(정보통신기술) 장관 회의가 3국 모두 장관 대신 '차관' 파견으로 정리가 됐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해당 회의에서 미국발 관세 문제가 다뤄질지 여부에 관한 취재진의 물음에 "아시다시피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을 하고 있고, 국제 정세가 안정적이지 않아 일본이 차관을 파견하겠다고 하고, 우리나라도, 중국도 차관을 파견하기로 해 차관회의가 돼 버렸는데, 관세와 관련된 입장을 내는 건 썩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회의에 참석하는 강도현 제2차관이) 예민하게 상대국을 자극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관계는 지속성을 가져야 하고, 3국 간 과학기술 정보통신 분야에 필요한 교류는 꼭 해야 한다는 게 과기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최근 대규모 산불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과 피해 이재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