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강도 높은 발언으로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단상에 오른 김 후보는 "당 지도부가 추진 중인 단일화는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입당도 하지 않은 무소속 후보가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실무적으로 도와주는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느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이재명 후보와의 여론조사에서 이긴 적도 있다. 한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이긴 적이 있는가"라며 "경쟁력 조사에서 저와 한 후보는 큰 차이가 없다. 이 단일화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그는 "내용이 대단히 실망스럽다. 긴 말은 하지 않겠다"며 "지도자라면,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발언 직후 곧바로 자리를 떴고, 일부 의원들이 김 후보의 퇴장을 막으며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그러나 김 후보 역시 곧바로 의총장을 떠났으며, 양측이 현장을 빠져나가는 데는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이후 의원총회는 5분 만에 사실상 종료됐다.